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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시와 선행(법구경 4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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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달마사
댓글 0건 조회 456회 작성일 14-06-04 15:05

본문

가난은 언제나 사실적인 가난이 아니라 상대적인 가난이다.
상대적인 가난의 병은 치료할 수도 없다.

게송 116앞에 죄악을 짓는 문제에 관한 인연 비유담이 시작된다.

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너무 가난해서 한 벌의 옷을 가지고 부인과 교대로 입어야 할 정도였다. 어느 날 부처님의법문을 듣고 환희심에 찬 나머지 한 벌의 옷을 보시할까 생각하다가 보시해 버리면 부부가 외출할 옷이 없는 것을 생각하고 참았다. 두 번째에도 보시를 생각하다가 또 참았다.
세 번째에는 옷을 벗어서 부처님께 보시하고 말았다. 그리고 큰소리로 "내가 나를 이겼다."고 외쳤다. 부처님의 설법장소에는 왕도 참석했는데 누가 무슨 이유로 소리를 지르는지 알아보라고 했다. 사정을 들은 왕은 그에게 큰 상을 내렸다.

비구들이 이 이야기를 부처님께 사뢰자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신다.

만약 그 사람이 보시하겠다고 생각한 처음에 바로 보시를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. 누구든지 공양을 하려면 처음 일어난 마음 그대로 해야 하느니라. 다른 착한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니라. 너무 선행을 미루면 마침내 생각했던 것을 못하고 마는 수가 많으니라. 왜냐하면 사람의 마음에는 착한 일보다는 악한 일에서 쾌락을 느끼기가 쉽기 때문이니라.

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 후 게송을 읊으셨다.

착한 행위는 급히 서두르고
나쁜 행위는 억제하라.
착한 행위에 느린 마음을 가지면
나쁜 행위에 즐거움을 느끼기 쉽나니.

한 벌의 옷을 가지고 부부가 외출할 때마다 교대로 입은 가난한 형편에 보시할 마음을 내기도 어려운데 그 사람은 망설이다가 보시를 했다. 그 보시의 공덕으로 그는 왕으로부터 상을 받아 모든 경제적인 어려움을 면하게 되었다. 그러나 부처님은 그의 가난한 형편을 다 알면서도 처음 마음이 일어났을 때 보시하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한다.
그 사람에 비하면 우리 모두는 입을 옷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걱정이 있다면 얼마나 비싼 옷을 입고 뽐내느냐에 있지, 옷이 없어서 춥다거나 속살이 보이는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. 이 <법구경>에 나오는 사람에 비하면 지금 우리는 갑부인 셈이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마음은 항상 가난하다. 더 많이 가져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며 더 많이 가진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나는 아직도 가난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일 터이다. 그래서 우리의 가난은 사실적인 가난이 아니라 상대와 비교한 상대적인 가난이다.
이 상대적인 가난에 들린 병은 치료할 수도 없다. 아무리 많이 가지더라도 더 많이 가진 사람과 끊임없이 자기를 비교할 것이기 때문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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